적당히 하는 게 세상에서 제일 힘들어


좋아하는 걸 하라는데 좋아하는 게 뭔지 모르겠어요.

이런 고민에 빠지신 분들 많이 계실 거예요. 그리고 이걸 찾는다, 라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이야기 해드리고 싶고, 그걸 찾았다고 해서 그게 꼭 항상 정답만이 아니라는 걸 다시 한 번 이야기 해주고 싶고 되게 재밌는 것 같아요.


목적지를 뚜렷하게, 그리고 도착할 곳의 풍경을 정확하게 알고서 가는 사람이 전세계 인구 중에 몇 명이나 있을까요? 전 정말 1퍼센트도 안 될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못 될 거라고 생각해요.

그만큼 다들 좀 불안한 상태로 한 발 한 발 내딛고 있는 것이니까 여러가지 고민과 생각 그리고 경험담들 많이 찾고 읽고 체험하려고 하는 거겠죠. 너무 거기에 대한 불안감을 많이 갖진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어느 정도의 불안감과 걱정은 있어야겠지만요. 그것들로 인한 어떤 긴장이라던지 나의 철저한 준비 같은 것들이 와줄 수 있으니까. 근데 그 걱정 때문에 되려 도전조차 못하게 되거나 스스로를 억누르는 일들이 발생할 수 있으니까. 우리 적당히 긴장하고 적당히 힘주고 적당히 고민하며 삽시다.

적당히 하는 게 세상에서 제일 힘들어.

"쫑디처럼 하고 싶은 일에 확신을 갖고 해나가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부러워요. 저는 싫은 걸 피하다가 여기까지 온 느낌이거든요. 그래도 이왕 시작한 거 끝까지 해봐야겠죠?"


저처럼 하고 싶은 일에 확신을 갖고 해나가는 사람들을 보면, 이라고 표현을 하셨는데 조심스러운 말이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이걸 하고 있는 경우가 좀 더 크거든요.

저는 작곡 프로듀싱을 본격적으로 하고 싶어서 많이 배우고 그러기 위해서 지금 가수로 열심히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어찌 보면 제가 하고 싶은 걸 하기 위해서 준비를 하고 배워나가고 있는 단계인 것 같아요. 하고 싶은 일을 한다고 해서 항상 즐겁고 행복한 것 만은 또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요. 준비하는 과정이 또 힘들고 지치기만 하는 것도 아닌 것 같아요. 하고 싶은 일을 준비하는 과정도 즐겁고 행복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 자체도 힘들고 지칠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모든 일은 되게 양면을 갖고 있는 거니까.


하고 싶은 것을 이루기 위해 해야 할 일을 한다, 되게 멋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는 것은 저는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거라고 생각을 해요. 저의 어떠한 사고방식이기도 하지만. 그것만 할 때는 하기 싫은 일, 정말 싫은 일일 수 있는데 내가 원하는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 이걸 거쳐야 한다고 본다면 하고 싶은 일이라고 생각을 하는 편이에요. 그러면 마음이 좀 더 편하기도 하고 사실 틀린 말도 아니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학년이 올라갈수록 늘어가는 고민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게 뭘까?

얼마 전 문득 고삼 시절이 떠올라서 생활기록부를 떼서 본 적이 있었다.

나는 되고 싶은 게 뭐였지? 성인이 되면 하려고 했던 일이 뭐였더라? 하는 생각들을 하며 진로가 적힌 페이지를 넘겼는데 3년 내내 같은 직업이 적혀있었다.

고등학교 3년 내내 단 한 번도 바뀐 적 없던 꿈이였다.

그제서야 아차, 싶었던 거지. 아, 난 이걸 위해서 이 학과에 온 거였지!

사실 요즘 의문점이 든다. 고등학교 때 그렇게 되고 싶었던 직업이 요즘은 그때만큼 간절하지 않거든. 직업을 그렇게 꿈꿨던 건 단지 그게 좋아서, 였지만 요즘의 나는 그때와는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대학교에 와서 그것을 위해 공부를 하다 보니 내가 생각했던 이상의 것들과는 확연히 달랐던 거지. 단지 좋아해서, 흥미로워서 따위의 이유들로는 그 꿈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걸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그래서 졸업을 하고 나면 과연 나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하는 걱정들 때문에 심란하기도 하고.

하고 싶은 걸 하기엔 이미 때가 늦은 듯 싶고, 되돌아갈 수 없을 정도로 멀리 돌아온 듯하고.

그렇다고 하기 싫은 일을 하자니 내가 행복하지않을것같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누군가 도움을 줄 수 도 없는 문제니까 오직 나 혼자서.

흥미를 잃은 전공, 불확실한 미래 같은 게 나를 더 불안하게 만든다.

시간이 지나면 난 어디로 가게 될까? 당장 해야 하는 게 뭐지?

적당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는 새벽 세시.

하고 싶은 일을 위해서 끝없이 노력하던 종현이가 보고 싶어지는 밤 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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